KOSSDA BLOG

사회과학도가 알아야 할 자료 II - 시계열 조사 (Time Series Survey)

KOSSDA 엣세이


사회과학도가 알고 있어야 할 조사자료, 두 번째 시간입니다.

1) 종합사회조사 (General Social Survey) - 김석호 (KOSSDA 전문위원)
2) 시계열 조사 (Time Series Survey) -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3) 패널 조사 자료 (Panel Survey Data) -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4) 국제 비교 조사 (Cross-National Survey) - 김석호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시계열 조사 (Time Series Survey)

이명진 교수 (고려대 사회학과)



사회조사자료는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공간과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의 자료는 횡단적 자료(cross-sectional data)이다. 이 유형의 자료는 특정한 조사시점에서 연구대상의 속성을 수집한 것이다. 주로 그 시점에 나타난 여러 요인의 상호관계를 찾아낼 때 많이 이용되는 자료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회현상에 대하여 연구대상자들의 연령, 성(性), 거주지, 수입, 계층 등 사회경제적인 배경요인별로 그 차이를 분석할 때 횡단적 자료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사회조사에서 수집하는 자료들은 대부분 횡단적 자료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의 자료는 종단적 자료(longitudinal data)이다. 종단적 자료는 몇 가지의 주요 요인 사이에 존재하는 인과관계(causal relationship)를 알기 위하여 수집된다. 이러한 유형의 자료는 일정한 조사대상에 대하여 특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수집된 동일한 변수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종단적 자료로는 패널자료(panel data)와 시계열자료(time-series data)가 있다. 패널자료란 조사주제와 목적에 적당한 수의 동일한 조사 응답자 집단(패널)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해당 주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여 그 변화를 추적할 수 있도록 수집된 자료이다. 패널자료의 장점은 동일한 표본으로부터 동일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수집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대상을 조사할 때 발생하는 오차를 줄일 수 있으며 변화의 방향과 정도를 의미 있게 파악할 수 있다.

시계열 자료는 일반적으로 모집단들의 속성을 반복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의미한다. 아울러 동일한 모집단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조사를 통해 수집된 자료도 시계열 자료라고 한다. 여기서 기준은 동일한 모집단이라는 점에서 패널자료처럼 동일한 표본을 대상으로 자료가 수집될 필요는 없다. 동일한 모집단을기초로 각각 다른 표본을 이용하여 복수의 시점에서 유사한 변수를 수집한다면 이 또한 시계열 자료라고 볼 수 있다.

공공부문 특히 통계청의 시계열 자료는 주로 사회, 경제적 거시지표이거나 전수조사인 경우가 많다. 통계청의 대표적인 시계열자료로는 국부통계, 건설업통계, 경기종합지수 등의 거시지표들과 가구소비실태조사, 사회통계조사, 생활시간조사, 인구 및 주택 총조사 등을 들 수가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민간연구기관에서 생산되는 시계열자료는 모집단은 동일하지만 다른 표본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수집되는 자료들이 많다. 아래 표에 통계청 이외에서 산출하는 몇 가지 대표적인 자료와 산출기관을 정리해 보았다. 이 자료 중에는 유사한 장기간의 변화와 추세 및 인과관계를 파악하는데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많다.

<표> 국내 주요 시계열 조사자료와 산출기관

자료명

산출기관

한국종합사회조사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 센터

한국인의 이념조사

동아시아연구원

청소년종합실태조사

한국사회조사연구소

공직부패 실태조사

한국행정연구원

정부간 관계 인식조사

한국행정연구원

한국의 범죄피해 조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민건강영양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산업안전보건 동향조사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근로자 건강실태조사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정보화실태조사

한국인터넷진흥원

산업.직업별 고용구조조사

한국고용정보원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노동부

소비자태도조사

삼성경제연구소

최근에 종단적 자료, 그 중에서도 시계열 자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그 동안 많은 횡단적 자료가 일회성 연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중․장기 학술 및 정책연구를 통해 특정한 주제에 대한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연구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게다가 한국사회처럼 사회변동이 빠르고 파급효과도 큰 사회에서는 이러한 시계열 자료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한국사회에 대한 시계열 자료 수집의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짧기 때문에 장기간의 변화와 추세를 볼 수 있는 자료는 아직 그리 많지가 않다. 그러나 시계열 자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심화되고 있고 조사의 체계도 점점 잘 갖추어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많은 양질의 시계열 자료가 축적되고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과학도가 알아야 할 자료 I - 종합사회조사 (General Social Survey)

KOSSDA 엣세이


자료원 소식에서는 2008년 8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총 4회에 걸쳐 각 분야 자료 전문가에게 들어보는 '사회과학도가 알고 있어야 할 조사자료' 시리즈를 준비한 바 있습니다.
소식지에 싣기 위해 처음 원고에서 꽤 많은 부분을 덜어내야 했을 정도로 기고자분들께서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자료라고요? 어떤 자료인지 궁금하시죠?
하나하나 올려드립니다. 먼저 '종합사회조사'부터 살펴보시죠.

1) 종합사회조사 (General Social Survey) - 김석호 (KOSSDA 전문위원)
2) 시계열 조사 (Time Series Survey) -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3) 패널 조사 자료 (Panel Survey Data) -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4) 국제 비교 조사 (Cross-National Survey) - 김석호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종합사회조사 (General Social Survey)

김석호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전문위원)
 

종합사회조사는 시카고대학교의 데이비스(James A. Davis) 교수가 1971년에 처음으로 시도한 미국의 전국표본조사를 모델로 발전한 조사 유형이다. 이 당시 미국의 조사연구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개별 연구팀에 의해 수집된 조사 자료들은 그 질에 있어 심한 편차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대부분이 지나치게 협소한 연구주제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들이 다시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수집된 자료들을 공유하지 않는 배타적인 분위기는 동일한 내용을 중복 조사하게 하여 연구비를 낭비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데이비스 교수는 시카고대학의 NORC(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에서 처음으로 ‘General Social Survey(GSS)’라는 이름의 종합사회조사를 출범시켰다. GSS(www.norc.org/GSS+Website)는 1972년부터 2007년까지 28회에 걸쳐 시행되었고 이로부터 산출된 자료는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 조사자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미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독일, 영국, 호주에서도 1980년초부터 GSS 유형의 사회조사가 시작되었다. 독일에서는 ZUMA(Zentralarchiv fuer Empirische Sozialforshung)에서 ALLBUS(Allgemeine Bevoelkerungumfrage der Socialwissenschaften, www.gesis.org/en/social_monitoring/allbus)라는 이름으로 1980년부터 2006년까지 격년으로 14회 수행되었고, 영국에서는 BAS(British Social Attitudes Survey, www.britsocat.com)라는 이름으로 NCSR(National Centre for Social Research)에 의해 1983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22회 수행되었다. 호주에서는 호주국립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이 ISSS(International Social Science Survey, www.international-survey.org)라는 명칭으로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총 12회의 조사를 수행하고 이 조사가 멜버른대학교로 이관되자 2003년에 AUSSA(Australian Survey of Social Attitudes, http://aussa.anu.edu.au)라는 새 이름의 종합사회조사를 다시 출범시켰다. 이러한 GSS 유형의 사회조사연구는 위의 4개국 외에도 구미의 다른 나라들과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로 빠르게 확산되어 각국의 대표적 사회조사로 자리를 잡아 나갔다.

아시아에서 GSS 유형의 조사를 제일 먼저 시작한 국가는 대만이며, 일본, 한국, 중국이 그 뒤를 이어 수행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중앙연구원의 사회학연구소가 1985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40건의 TSC(Taiwan Social Change Survey, www.ios.sinica.edu.tw/sc/en/home2.php)를 수행하였고. 일본에서는 오사카상과대학 지역연구소와 동경대학교의 사회과학연구소가 2000년부터 매년 JGSS(Japanese General Social Survey, www.jgss.daishodai.ac.jp)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가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Korean General Social Survey, www.kgss.re.kr)를 2002년 예비조사를 거쳐 2003년부터 매년 시행해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홍콩과학기술대와 중국인민대학교가 공동으로 2003년에 첫 CGSS(Chinese General Social Survey,  www.ust.hk/~websosc/survey/GSS_e.html)를 시행하였다.
 
GSS 유형의 사회조사연구는 여느 조사와 구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GSS는 단발성의 조사가 아니라 사회과학의 토대를 세우는 현재진행형의 연구 프로그램이다. GSS는 동일한 항목들을 반복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사회변동의 지속적인 관찰을 가능케 하고, 이전 조사결과로부터 도출된 과학적 발견들을 다음 조사에서 다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현재 발전중인 이론에서 검토 필요성이 제기된 항목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회과학 모델을 다듬을 수 있도록 해준다. 둘째, GSS는 설문구성, 표본추출, 현지조사, 자료처리 등 조사의 전 과정에서 조사방법의 제반 원칙을 엄격히 준수함과 동시에 높은 응답률을 달성하기 때문에, 사회조사의 여러 측면에서 발생하는 오차가 최소화된 양질의 자료를 제공하여 연구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혀 준다. 셋째, GSS는 한 사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돕는 자료를 생산한다. 사회구성원의 태도와 행위와 관련된 대부분의 주제들에 대한 조사를 수행함으로써 GSS는 한 사회의 거의 모든 집단들에 대한 연구를 가능케 한다. 넷째, GSS는 집합적이고 민주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이 조사는 특정 연구관심에 따라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과학 학문공동체의 공통적인 연구관심과 필요성에 부합하여 계획되고 실행된다. GSS의 마지막 중요한 특징은 이를 시행하는 각국의 기관들은 GSS 자료를 공신력 있는 데이터 아카이브 통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GSS 자료는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 연구에는 물론이고 교육에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 자료가 되고 있다.


한국사회과학에서의 자료이용실태

KOSSDA 엣세이

지난 2008년 2월 15일에 발행한 자료원 소식 8호에 실렸던 기획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참. 자료원의 영문약자가 'KOSSDA'인건 다 아시죠?^^

* 한국사회과학자료
원 (Korea Social Science Data Archive, KOSSDA)

-------------------------------------------------------------------------------------------------------


국사회과학에서의 료이용실태


구 혜 란 (KOSSDA 원장)

학문의 발전은 이론 형성의 토대가 되는 경험자료의 축적과 활용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한 나라의 경험자료 축적과 활용 정도는 그 나라의 학문적 발전과 지식수준을 측정하는 핵심적 요소가 되어 왔고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지식사회학 분야의 중요 연구 과제가 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KOSSDA에서는 지난 2006년, 자료수집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사회과학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에 이용된 자료에 대한 실태 조사를 수행한 바 있다. 조사 대상 학술지는 2000년부터 2006년 사이에 발간된 사회학, 행정학, 심리학, 인류학, 신문방송학, 경영학 등 6개 분야의 학진 등재 학술지 11종*이다. 이 조사대상 학술지들에는 총 1,534건의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었으며 이들 중 54%에 해당하는 827건의 논문들에서 846건의 양적 및 질적 자료들이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결과만을 가지고 한국사회과학 연구에서의 자료 이용 실태로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수집된 자료정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논문에 이용된 경험자료 중 서베이 자료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논문에 이용된 자료를 집계 자료(aggregated data), 서베이 자료, 심층면접 자료, 기타 자료로 구분해 보았더니 서베이 자료가 전체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하고 심층면접 자료가 12%, 집계 자료가 4%, 그리고 기타 자료가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인류학 분야를 제외한 5개 분야에서 고르게 발견된다. 둘째, 연구에 이용된 자료들의 대부분은 연구자가 해당 연구를 위해 직접 산출한 자료들이고 다른 연구자나 기관에 의해서 산출된 자료, 즉 2차 자료의 이용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논문에 이용된 자료 846건 중에서 21%에 해당하는 175건의 자료가 2차 자료였으며, 2차 자료의 대부분은 집계 자료(98건)와 서베이 자료(71건)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셋째, 2차 자료로 이용된 서베이 자료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특정 기관에서 수행한 특정 자료의 활용도가 다른 자료들에 비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 실태조사를 통해서 우리는 한국 사회과학 연구에 경험 자료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서베이 자료는 사회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주제를 가지고 산출되고 있다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도 발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자료가 해당 연구에만 일회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재활용되는 자료도 극히 일부 자료에 한정되어 있다는 실정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연구에 필요한 경험자료를 수집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 2차 자료의 이용은 자료수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자료 수집이 불가능할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된다. 특히 수십 년이 지난 과거의 현상을 연구하거나 다른 사회와 비교연구를 할 때 불가피한 연구 수단이 된다. 축적된 자료는 이처럼 새로운 연구 문제와 계속적으로 연관 이용되어 그 가치를 끊임없이 재창출한다.

자료의 축적과 이를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생산되는 자료의 지속적인 아카이빙과 축적된 자료들에 대한 충실한 정보제공, 그리고 이 자료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부구조(infrastructure)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유럽 대표적인 사회과학 자료센터로 4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UK Data Archive는 약 26만개의 파일로 구성된 5,000여 개의 양적, 질적 자료세트를 보유하고 매년 8,500여 건의 자료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사회과학 자료센터인 ICPSR는 50여만 개의 파일로 구성된 6천 2백여 개의 자료 세트를 보유하고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32만 건의 자료를 서비스하면서 학문발전의 하부구조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KOSSDA는 이들을 귀감으로 삼고 한국 사회과학 발전에 제 몫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조사대상 학술지와 발행 연도는 한국사회학 2000-2006년, 한국여성학 2001-2002년, 정부학연구 2004-2006년, 한국사회와 행정연구 2002-2006년, 행정논총 2000-2006년, 한국심리학회지: 산업 및 조직 2005-2006년, 한국문화인류학 2000-2006년, 비교문화연구 2002-2006년, 방송연구 2000-2006년, 언론과 사회 2003-2006년, 그리고 경영학연구 2004-2006년 이다.

아카이브 자료의 인용

KOSSDA 엣세이


자료원 소식에 실렸던 기획연재 기고문을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래 기고문은 2007년 5월 15일에 발행된 자료원 소식 5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아카이브된 자료를 인용할 때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기회도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필요한 자료를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묘사한 인용구에 십분 공감했던 기억이 나네요. 

----------------------------------------------------------------------------------------------


아카이브 자료의 인용





구 혜 란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원장)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자료센터인 독일의 Zentral Archive 소장 Mochmann교수와 UNESCO의 Paul de Guchteneire 박사는 사회과학분야에서 연구와 교육에 쓸 만한 자료를 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다음과 같은 말로 묘사하고 있다(http://www.ifdo.org/methods/index.html).

“The data you have is not the data you want,

the data you want is not the data you need,

the data you need is not available."

 
자료를 이용하여 논문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들의 말에 십분 공감할 것이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아카이브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아카이브는 단지 자료를 모으고 보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카이브된 자료가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여 아카이브의 효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아카이브 자료의 활용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타인 또는 타기관의 자료를 활용하는데 대한 인정과 사의를 어떻게 표시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최근 해외 자료센터들에서는 자료를 인용(citation)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Harvard-MIT Data Center(HMDC)의 “Deep Citations Project”가 그 일례인데, 이 프로젝트는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로부터 $850,102를 지원 받아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주요 목적은 사회과학 분야의 자료를 인용하는 표준인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ESDS나 ICPSR 등 구미의 주요 자료센터의 경우에도 자료인용표준안의 개발은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자료이용 시 자료명뿐 아니라 연구수행기관, 연구책임자, 연구비지원기관, 자료서비스기관 모두를 인용하는 것을 정례화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인용은 단지 지적 소유권이나 자료를 기탁하고 서비스한 기관에 대해 예의를 표명하는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용은 향후 이 자료를 이용해서 유사한 반복 조사를 하려 하는 연구자에게 기존 자료산출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자료를 생산한 기관, 연구비를 지원한 기관, 그리고 자료를 서비스한 기관에게 자료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추적하게 해 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KOSSDA도 소장된 자료를 이용하여 논문을 쓸 경우에, 이용한 자료의 산출자와 함께 그 제공자인 KOSSDA를 연구보고서에 밝히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료인용에 대한 이해와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연구자가 이를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현재 KOSSDA는 해외 자료센터의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자료인용 표준서식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자료이용 시 이를 분명하게 명시할 수 있도록 알려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서 지적소유권 문제해결과 함께 자료공유를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면 아카이브의 학술적, 사회적 가치는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료 공유, 왜 해야 하나?

KOSSDA 엣세이

지난 2006년 8월 15일에 발행된 자료원 뉴스레터 3호에 실렸던 기획연재입니다. 당시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에 계셨던 고지영 연구원님이 기고해 주셨어요.
우리는 학위논문, 연구논문, 정책제안 등을 위해 자료를 필요로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원하는 자료 하나를 산출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조사에 직접적으로 관계해 보신 분이라면 잘 아실거예요.
고지영 연구원님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 '자료 공유 문화의 확산'이 아닐까요?

-------------------------------------------------------------------------------------------------------

자료 공유, 왜 해야 하나?

고 지 영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

회과학의 모든 출중한 연구들은 좋은 자료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구미에서는 수십 년 전에 이루어진 연구들의 원자료가 그대로 보존되어 지금도 많은 학자들이 재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한 예를 들어 보자. 범죄의 원인을 생애사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연구해 온 미국의 저명한 범죄사회학자인 Robert J. Sampson 교수가 그의 동료와 함께 저술한 Crime in the Making : Pathways and Turning Points through Life(1993)는 선행연구였던 Sheldon Glueck & Eleanor Glueck(1950)의 Unraveling Juvenile Delinquency원자료(60 박스 정도 분량)를 하버드대학 법대 지하실의 먼지 속에서 발견하여 이를 재분석한 연구보고서이고 그 후속 연구인 Shared Beginnings, Divergent Lives: Delinquent Boys to Age 70(2003)은 Glueck & Glueck 연구의 대상이었던 비행청소년들을 추적, 인터뷰하여 약 50년이 지나는 동안 이들이 어떤 생애사적 변화들을 겪게 되었는지를 비교 연구한 것이다.

사회과학의 발전은 얼마나 좋은 자료들이 만들어지고, 산출된 자료들이 얼마나 잘 활용되느냐에 달려 있다. 자료의 재활용은 자료의 공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구미에서는 일찍부터 자료 공유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자료 전문기관을 설립하여 자료를 보존하고 서비스해 왔다. 앞에서 소개한 연구들의 자료도 미국의 사회과학 자료센터인 ICPSR에 소장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자료보존과 공유의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KOSSDA와 같은 전문자료센터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필자는 최근 자료센터 설립 관련 사업에 참여하여 구미의 몇몇 사회과학 자료센터를 방문한 바 있다).

자료센터는 자료를 잘 정리하여 서비스하는 일을 하는 기관이지 자료를 산출하는 기관은 아니다. 자료센터가 후속 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서비스 기관이 될 수 있으려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자료를 창출해서 자료센터에 아낌없이 기탁해 주는 자료의 공유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과학은 그 산출물들이 타 연구자 및 사회의 ‘공동 소유 (communism)’가 되어야 한다는 ‘과학 규범’의 확산과 더불어 발전해 왔다는 것을 사료를 통해 밝혀놓고 있다. 연구자들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모은 자료들을 자료센터에 기탁하고, 기탁된 많은 자료들이 영구 보존 및 서비스 되는 구미의 선진 자료 공유 문화를 보며 communism이라는 그 퇴색된 용어가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