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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자료의 인용

KOSSDA 엣세이


자료원 소식에 실렸던 기획연재 기고문을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래 기고문은 2007년 5월 15일에 발행된 자료원 소식 5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아카이브된 자료를 인용할 때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기회도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필요한 자료를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묘사한 인용구에 십분 공감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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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자료의 인용





구 혜 란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원장)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자료센터인 독일의 Zentral Archive 소장 Mochmann교수와 UNESCO의 Paul de Guchteneire 박사는 사회과학분야에서 연구와 교육에 쓸 만한 자료를 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다음과 같은 말로 묘사하고 있다(http://www.ifdo.org/methods/index.html).

“The data you have is not the data you want,

the data you want is not the data you need,

the data you need is not available."

 
자료를 이용하여 논문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들의 말에 십분 공감할 것이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아카이브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아카이브는 단지 자료를 모으고 보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카이브된 자료가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여 아카이브의 효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아카이브 자료의 활용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타인 또는 타기관의 자료를 활용하는데 대한 인정과 사의를 어떻게 표시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최근 해외 자료센터들에서는 자료를 인용(citation)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Harvard-MIT Data Center(HMDC)의 “Deep Citations Project”가 그 일례인데, 이 프로젝트는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로부터 $850,102를 지원 받아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주요 목적은 사회과학 분야의 자료를 인용하는 표준인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ESDS나 ICPSR 등 구미의 주요 자료센터의 경우에도 자료인용표준안의 개발은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자료이용 시 자료명뿐 아니라 연구수행기관, 연구책임자, 연구비지원기관, 자료서비스기관 모두를 인용하는 것을 정례화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인용은 단지 지적 소유권이나 자료를 기탁하고 서비스한 기관에 대해 예의를 표명하는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용은 향후 이 자료를 이용해서 유사한 반복 조사를 하려 하는 연구자에게 기존 자료산출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자료를 생산한 기관, 연구비를 지원한 기관, 그리고 자료를 서비스한 기관에게 자료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추적하게 해 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KOSSDA도 소장된 자료를 이용하여 논문을 쓸 경우에, 이용한 자료의 산출자와 함께 그 제공자인 KOSSDA를 연구보고서에 밝히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료인용에 대한 이해와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연구자가 이를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현재 KOSSDA는 해외 자료센터의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자료인용 표준서식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자료이용 시 이를 분명하게 명시할 수 있도록 알려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서 지적소유권 문제해결과 함께 자료공유를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면 아카이브의 학술적, 사회적 가치는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